
철 분이란 모든 생물에게 있어 양날의 칼이다. 강력한 redox potential을 가지고 있는 Fe2+/3+는 호흡 활동중에 생성되는 free radicals(유리기:반응성이 높은 독성 물질)과 결합해 세포에 손상이 가는것을 막아준다. 하지만 반대로 흡수된 철분을 배출할 수 있는 경로가 없기 때문에 철분의 누적이 독이 될 수도 있다. 따라서 생물들은 철분의 필요/과잉, redox potential/누적 독성의 균형을 잘 맞추어 가는데 복잡다양한 메카니즘들을 개발해 냈다. 병원체의 숙주는 외부에서 철분을 섭취하기 때문에 문제가 없지만, 병원체는 숙주 체내의 철분을 이용하는 방법 밖에 없다. 병원체의 성장과 증식에 있어 철분은 꼭 필요한 존재이고, 숙주에게 있어 역시 철분은 중요한 존재일 뿐더러 철분을 방치할 경우 병원체에게 좋은 일만 시켜주는 꼴이 되기 때문에 서로 뺏고 빼았는 치열한 철분전쟁이 시작되게 된것이다.
병원균이 숙주의 몸에 침입하면, 숙주의 가장 기본적인 면역반응인 염증반응(inflammation)이 일어나는데 이 반응이 하는 첫번째 일중 하나가 바로 해당 장소에서 철분을 빼내는것이다. 숙주는 철분과 결합하는 단백질을 분비해서 철분을 선점하려 하는데, 이에 대항해 병원균은 더 친화력이 좋은 siderophores등의 단백질을 분비해 다시 철분을 빼앗아 오거나, 숙주의 heme이나 단백질 자체를 흡수해 버린다. 또한 병원균 감염으로 인한 숙주 세포의 산소결핍은 pH 변화를 일으키는데, pH가 낮아지면 숙주의 철분 결합 단백질인 transferrin의 친화력이 감소되어 병원균이 사용할 수 있는 철분의 양이 늘어난다.
여러 병원균의 감염, 대표적으로 말라리아 감염의 경우 환자들은 철분결핍 증상을 흔히 나타내는데 이는 병의 원인이 아니라 일반적인 병원균의 활동으로 인한 증상 중의 하나이다. 또한 어떻게 생각한다면 낮은 철분 수치는 체내 병원균의 전파와 감염의 확대를 막는 자연적인 방어기제라고 볼 수도 있겠다. 따라서 의사가 환자의 증상 완화를 위해 철분을 과다하게 투여하는 경우 환자에게 도움이 되기는 커녕 병원균에게 도움이 되는 일만 해주는 경우가 생기는 것이다. 따라서 철분 많은 시금치를 남용한 뽀빠이는 당시 유행하던 결핵에 걸렸으나 과도한 철분 섭취로 인해 병을 악화시켜 매우 고생했다는 슬픈 이야기로 결론지어볼까 한다.(믿으시면 골룸)
+)그리고 한가지 짚고 넘어갈 점: 시금치에 철분이 많다는 것은 미신이고, 다른 채소에 비해 철분 함량이 딱히 높은것도 아니다. 또한 체내 흡수도도 떨어지기 때문에 시금치로 철분을 보충하는것은 사실 힘든 이야기.
Reference:
1. Salyers AA, Whitt DD. Virulence factors that damage the host. In: Bacterial Pathogenesis. A Molecular Approach. New York: ASM Press; 1994. p. 47-62.
2. Griffiths E, Chart H. Iron as a regulatory signal in Iron and Infection 2nd ed. Edited by JJ Bullen and Griffiths E. 1999.
0 개의 댓글:
댓글 쓰기